환영신침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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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선:이장장役

온벽화:류량월役

양소빙:동북아役

장 겸:악 정役

연 개:악천린役

유비중:악 적役

우 파:금성役

양준의:금보役

이 평:란 이役

무술감독:이달초

감 독:국각량

환영신침

제 27 집

어떻게 된 거야?

넌 아버지가 어찌되든 말든
금성에게 시집갈 궁리만 하는구나

게다가 나까지 신경써?

너 하나의 목숨이 아니라
두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어

넌 임신했어, 알고 있었니?

물론이지, 악정에게 붙은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야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지

그럼 아이의 아버지가...

랑호곡에서 금성을 살리기위해
난 이미 내 자신을 희생했어

나의 모든 것을 다 준다해도
난 아까울 게 없어

금성을 포함해서 어떤남자도
천하의 이장장을 거부할 순 없지

무관에서 우린 한방을 썼지
못 믿겠다면 가서 물어봐도 돼

아니, 난 너의 말을 믿을 수 없어
넌 간신히 악정에게서 도망쳤잖아

그 몸으로 호랑이 굴에
제 발로 들어갔을리가 없어

아이를 가졌다고 용서해 줄 악정이 아니야

난 뱃속의 아이로 도박을 걸어볼 셈이었어

내가 다시 찾아올 줄은
악정도 생각하지 못 했겠지

하지만 류랑월을 없애려면

일단은 악정에게 붙어서
처치하는 게 공통된 순서였지

그런 다음에 백옥야명주를 찾고 나면...

최후에 웃는 자는 바로 내가 될테니까

하지만 앞으로 너의 운명은
뱃속에 아이에게 달려있어

니 말이 맞아, 난 악정에게
임신한 사실을 말할 작정이야

왕야도 분명히 기뻐하겠지

금성의 핏줄을 손 안에 넣으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될 테고

금성은 투항하게 될 거야
그러니 이 비밀을 지켜야 해

안 그러면 금성과 나의 아이는
너의 손에 죽게 될거야

왜 천린이 아버지가 쓴 종이를 갖고 있지?

너도 모르는 건 아니겠지?

맞아, 당시에 란이는 모두를
속이고 동의원을 살려줬어

그 사실을 너에게 말하려다
내게 들켜서 그런 변을 당한거고

진작에 란이를 해치려던
이유를 눈치챘어야 했는데

아버지는 지금 어디 계신거지?
살아계시기는 하신거야?

니가 나의 비밀을 지켜주고
아이를 순산하게만 해준다면

니가 알고 싶어하는 일들을 모두 말해주지

왜지? 란이를 해친것도 모자라
아버지까지 죽이려는 이유가?

대체 왜!

금성이 니 아버지를 죽였다고 믿길 바랬어

또 가증스러운 류랑월도
악정의 손에 죽길 바랬지

그 이유는 내가 아닌 너와 금성을
혼인시키려고 했으니까

나와 금성을 갈라놓는 자는
누구든 내가 다 없애 버리겠어

금성은 나를 배신했는데
왜 내가 그 아이를 지켜줘야 하지?

넌 의원이고 나만큼 금성을 사랑하고 있으니까

넌 분명 금성의 아이까지 사랑해 줄꺼야

넌 나를 과대평가했어

원한다면 내게 낙태약을 줘도 돼

니 앞에서 약을 먹고 이 아이를 죽일테니

혼인하신다고 들었어요
이것 받으세요

란이

이제는 미진이라고 불러줘요
그 이름이 더 익숙하게 들리더군요

천린의 출생의 비밀을 란이가 폭로한 거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란이말고는 없어

란이, 이건 우리의 처음계획과
어긋나는 거야

이럴수록 악천린을 악마로 만들뿐이라고

출생의 비밀이라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요

이미 기억이 돌아왔는데
왜 아직도 모르는 척 하는거야?

대체 무슨 생각이야?

내 자신이 누군지도 몰라
정심도관에서 아무데도 못 가고 있어요

거짓말하지마

아버지께서는 늘 란이가 총명하다고 하셨어

대체 무슨 일인지 내게도 말해 줘
이러다간 모든 계획이 틀어질거야

지금 나는 기인걸과 혼인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어

정말 혼인하려고요?

금성 말대로 이게 모성애인가 봐

금성과 금보, 복아를 지켜주려면
기인걸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어

어머니가 자식을 지키듯이...

하지만 나는 누가 지켜주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란이가
평생 날 지켜준다고 했었잖아

정말 내가 기인걸에게
시집가도록 놔둘 생각이야?

기억을 되찾았단 사실도 끝까지 숨길생각이야?

난 란이가 아니예요
당신을 지켜줄 수 없어요

난 무슨 말을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첫날 밤에 자결이라도 해야
내 이름을 불러줄 생각이야?

죽으면 안돼요, 내가 선사님께 부탁
드릴테니 도관에 숨겨달라고 하세요

절대로 죽으면 안돼요
선사님께 부탁드릴께요

저도 기억을 되찾았는지 하고 의심했었죠

하지만 의원이 와서 살펴 보았지만
아무 것도 기억해 내지 못하더군요

이제 출가하기로 결심을 한 것 같으니
예전의 란이는 잊으세요

복아, 어디갔었던 거야?
걱정했잖아

천린을 만나고 왔어

천린이 우리 결혼때문에
무슨 일을 저지를까봐?

걱정하지마

아니, 천린은 절대로 나를 해치진 않아

천린은 지금까지 나 만을
사랑하고 있었다고 했으니까..

그래서 천린이 마음아플까봐
혼례를 연기하려고 했던거야?

아니, 난 혼례를 취소할거야

우린 평생 함께 하기로 약속했잖아?

거짓말하는 사람하고는
아무 약속도 지킬수 없어!

무슨 오해가 있었을거야?

그럼 장장을 구하던 날 동굴에서 둘이...
넌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치고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솔직히 내게 말해 줘

한번은 장장이 무관에
남장을 하고 온 적이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같은 방을 쓴 적은 있어

난 금보가 없는 틈을 타서 들어온 장장을
다른남자들과 한방을 쓰게 할수는 없었다고

됐어, 이제 그만 해!
그 다음 일은 니가 말 안해도 알 거 같아

- 도대체 무슨 소문을 들은거야?
- 장장에게 물어봐

장장은 어디있지?

야명주를 찾으려고
악정에게 간 건 아니겠지?

장장은 똑똑한 애야

난 함께 자라긴 했지만
그 애의 발끝에도 못 따라간다고

나뿐만이 아니라 사부님과 악정도
장장의 꾀에는 못 당할거야

복아, 무슨 말이야?
자세히 말 좀 해줘

나도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어
너무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고..

내가 적어준 대로
약재를 구해다 준 게 맞소?

벙어리지만 참으로 똑똑하구려
장장도 이건 몰랐나보오

우리가 이런 식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 걸 말이오

아무도 이 사실을 모르겠지?
내 말이 맞는 것 같소?

고맙소, 날 믿어주고 도와주어서...
이 약은 내게 중요한거요

내가 저 세상에 갈지언정
내 딸에게 짐이 되긴 싫소

복아를 위해서라면 난 뭐든지 할 수 있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아주머니는 잘 이해가 안되시겠지만

아무튼 이 길로 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마시오

장장에게 들키지만 않는다면 무사할거요

좋소, 다시는 이 곳으로 돌아와서는 안되오

좋아, 이제 약재도 구했으니
길이 보이는군, 정말 고맙소

조공공말로는 기대인께서
내일저녁 혼례를 올린다더구나

이 혼례로 이수운에 관한
소문을 잠재웠으면 좋겠구나

사부님, 짐을 이렇게 많이 챙기시니
꼭 도망가시려는 분 같아요

한 여인에게 있어 순결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단다

허나 순결을 잃은후에는 목적이 최우선이지

내게 목적이 있는데 도망갈리가 있겠느냐?
무엇보다 너희들이 더 걱정이 되는구나

나의 혼례전에 먼저 올려주고 싶었는데..

걱정마세요, 저와 복아는
정해진 날짜에 올릴거예요

정말이니? 복아야

네, 금성의 말대로 예요

벌써부터 문밖에서부터 행복이
가득한 향기가 풍겨나는 군요

저희가 가시는 곳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복아, 비밀을 지켜줘서 고마워

나도 장주께서 편안히
혼례를 올리시길 바래

수운, 부디 행복하렴...

더러운 것들...
서로 작당하는 것도 모자라서

대놓고 혼례를 올리다니?
이런 파렴치한...

이수운이 기인걸과 혼례를...

둘이 혼례를 올리는 바람에
일이 더 어렵게 생겼다

허나 방법이 있지

둘째야, 이제 슬슬 기봉을 움직여서
일을 꾸밀때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기봉은 지금 이수운에게 불만이 많습니다
이수운이 들어와 위치가 불안한 겁니다

이번에 우리편으로 만드는 게 좋겠어요

그래, 이번 평요왕을 해하는
임무는 기봉에게 맡기자

형님, 정말 이렇게 중대한 일을
기봉에게 맡기실 생각입니까?

사실 기봉은 형편없고 무능한 인재지
내 목적은 단 하나다

만약 평요왕을 해하는 계획이 실패할 경우
모든 책임과 이유를 기인걸에게 씌어야 해

장군, 이장장에게 줄 게 있어 왔답니다

장장이 고문을 받아 내상에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약을 지어 왔어요
아까도 검문을 받았지만

못 믿으시겠다면 살펴보세요

심기가 불편해 보이십니다
술을 준비할까요?

어떻게 나 혼자서
술로 시름을 달래겠느냐

어째서 25년전 불에 타 돌아가신 그 분과
기대인의 정혼녀를 같은 분으로 보시는거죠?

자네는 가보게
내가 동낭자를 모셔다 드리도록 하지

그녀가 이수운이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소

이수운이 다른사람으로 위장한 것도
결국은 다 내 탓이지

만약 언젠가 형님의 칼에 맞아 죽는다면
난 평생을 고통속에서 살게될거야

장군, 그만 쉬십시오
동낭자는 제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장장이 동의원이 살아있다더군
형님과 거래를 할 모양이야

그런데 어째서 동낭자는 그런 장장의
상처를 걱정하는지 이해를 못하겠군

순수하게 의원으로서 돌보고
있다면 이해가 안 되실까요?

- 노오, 장장에게 모셔다 드려라
- 네

고맙습니다

축하한다고 전해주시오

넌 내가 범인들이나 가둬두는 감옥에서
이 곳으로 온 게 놀랍지도 않은가보지?

내 아버지를 이용했겠지

설마 낙태약을 주는 것은 아니겠지?

맞아, 널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의 아이를 낳을권리는 네게 없어

억지로 금성을 옭아매는 건
아이에게도 공평한게 아니겠지

나도 그럴 마음 없어

아이가 아니라 사랑으로
금성을 내 곁에 둘 거야

금성이 내게 매달리게 만들거라고

이 약을 열흘만 복용하면
뱃 속의 아이도 무사할거야

뭐라고? 하지만...

그렇게 함부로 움직였는데도
아이는 건강하게 잘 노는구나

맥박도 활기차고 건강해

그거야 금성의 아이니까
활기차고 건강한 게 당연한거지

악천린도 아이를 해치진 못해
하늘도 이 아이를 지켜줄 거야

금성의 아이란 걸 안 믿고있군
그럼 기다려봐

그래, 아이가 태어나면
당연히 아버지를 쏙 빼닮겠지

바로 그게 혈연관계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될테고

닮다니?

내가 준 약을 잘 먹도록
하고 건강한 아기를 낳길바래

그때가 되면 어디가
닮았는지 알 수 있겠지

만약에 금성의 아이가 아니라고
했어도 이 아이를 잘 보살펴 줬을까?

난 의원이야, 의원은 환자를
골라가며 치료할 수 없어

더구나 죄없는 생명이야

그런 말로 니 마음을 숨기려고 하지마
내가 먼저 금성을 차지했으니 마음 아프겠지?

결국은 내가 이긴거야
깨끗이 패배를 인정하도록 해

아버지를 잡아 두고 있겠지만
넌 아버지를 죽일 수 없을거야

넌 내 아버지가 필요하거든

금성의 아이라해도
난 그 아이를 죽일 수 없어

그러니 아직 니가 이겼다고 할 수는 없어

난 그 아이가 니 아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어

하지만 빠르게 뛰고 있는 맥박을 보면
이장장의 말을 믿지 않을 수가 없어

니가 그 아이의 아버지라는 걸...
그 아이의 아버지는 너야

그런 말로 니 마음을 숨기려고 하지마
내가 먼저 금성을 차지했으니 마음 아프겠지?

결국은 내가 이긴거야
깨끗이 패배를 인정하도록 해

랑월, 드디어 우리도
진정한 부부가 되었구료

앞으로는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내가 늘 함께 하겠소

당신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겠소

랑월, 왜 그렇게 슬픈얼굴을 하는거요?
오늘은 경사스러운 날이잖소?

당신은 내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사람이요

원하는대로 다 해주겠소

저를 놓아주실 수는 없나요
전 차라리 아버지께 가고 싶어요

당신, 그게 무슨 말이오?

당신이 원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혼례를 올리고 싶은 생각은 없소

원한다면 털끝하나 건들이지 않겠소

전처럼 담소나 나누고
술벗이나 되어주시오

울지마시오, 랑월

용서하세요, 사실 전 류랑월이 아니예요

류랑월이 아니라고?
그럼 당신은 누구요?

25년전 악정의 모략으로 평요왕에게
멸족을 당한 이정의 딸 이수운이예요

악정이 대왕에게 고했던
국보를 훔친 이수운이 당신이었군

맞아요, 25년전 사랑하는 한 남자를
구하기 위해 악정의 꼬임에 넘어갔죠

그는 제 은신술을 이용해 유리궁에
있는 백옥야명주를 궁에서 빼냈어요

제가 야명주를 내놓지 않자
아버지를 범인으로 몰아

아버지를 죽이고 구족을 멸하게 했어요

악적은 불구덩이 속에서
제 목숨을 살리고

명의 한 분을 모셔다가
지금의 제 모습을 만들어줬죠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류랑월의 신분으로 연명해온 겁니다

이렇게 25년을 살았어요

악정에게 복수할 날을 기다리며 공덕을 쌓았죠

하지만 이젠 모두 물거품이 되고
희망도 사라져 버렸어요

눈앞에 있는 악정에게
대항할 힘조차 없어요

죽음으로라도 가문을
멸한 죄를 씻을 수 밖에요

나와 혼인한 것도
복수를 위해서가 아닌가?

그러니 나와 힘을 합쳐 악정을 상대해야지

정말 저를 도와주실건가요?

사실 나도 당신의 부친을 알고있소
무예가 뛰어난 분이었지

허나 관직에 뜻이 없으셨고
나도 그 분의 뜻을 존중했소

실은 그 분과 나는 함께
무예를 익히던 벗이었소

그러니 어찌 억지로 당신을
내 여자로 만들 수 있겠소

다 제 잘못이예요
저를 욕하세요

신분을 감추기 위해
내게 시집 올 생각이었다면

어째서 이렇게 빨리
자신의 신분을 밝힌거요?

그동안 제 목적을 위해
모든 감정을 누르며 살아왔죠

마음이 약해지면
제 계획도 끝나게 되니까요

목적을 위해 무슨 일도
할 수 있을거라 믿었지만

제게 진심으로 대해주시는
대인까지 속일 수는 없었어요

옆에 있는 여자가 진짜 누군지도
모른채 대인을 속일 수는 없었어요

류랑월이든 이수운이든 내가 아는
당신은 좋은여자임이 틀림없소

악정은 전부터 일을 꾸미고 있었지

지금의 대왕은 유달리
백성들을 아끼는 분이신지라

백성들의 신망이 두터워
악정이 경거망동 못하는 거요

허나 대왕이 덕비때문에 국사를
소홀히 하자 그 틈을 노렸던 거지

악정의 배후에서 지금 누군가가
군사를 훈련시키고 있을거요

평요왕에게 맞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

그럼 그걸 입증할 증거를 가지고 계신가요?

안타깝지만 그 자의
수단이 보통이 아니요

모든 일을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하지

누군가가 비밀리에 그를 도와
병력을 확충하고 있는 것 같소

후에 분명히 평요왕에게 큰 위협이 될거요

악정은 워낙 교활해 확실한 증거를
잡기 전까지는 어려울거예요

당신정도의 담력과 지혜라면 배후세력을
찾아내 대왕앞에서 죄를 물을수 있을것이오

대인의 충심에 감복하고 있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어요

반드시 증거를 찾아내 악정의
무리를 일망타진하겠어요

하늘에 맹세하노니

우리는 명목만 부부사이로
당신을 지켜주겠소

한 방에서 잠을 자더라도
당신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보증하겠소

당신 부친에게 돌아갈때까지
내가 지켜주겠소

랑월, 대인께 감사드립니다

큰 일을 같이 할 동료를 만났으니
그야말로 경사스러운 날이구료

현모양처를 얻은 것보다 기쁜 일이오

당신의 사부님의 뜻입니다.
반성을 충분히 하셨으면 나오세요

- 전 란이를 만나고 싶어요
- 따라오세요

란이, 사부님은요?

당신의 사부는 여기 없습니다.
이미 기장군과 혼례를 올렸어요

장장...
장장은 소식이 없나요?

나는 너의 울음소리 말고는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단다

하지만 사부님은 내 잘못을
영원히 기억하고 계실텐데

당신의 사부는 당신이 악정을
찾아가 소란을 피울까봐 그런겁니다

그래서 가둬두고 생각할 시간을 준 거죠

제자를 지키기 위해서요
아시겠습니까?

란이, 기억하고 있든 아니든
제발 내게 말 좀 해줘

난 지금 은신술이 안 돼...

사부님께 잘못해서 벌을 받는 것인가봐

20년 간 익힌 은신술이 무용지물이 됐어

방문 하나도 통과 못해

은신술이라니?
난 모르겠구나

그럼, 한 번 잘 보라고요

조급해하지 말거라

이래도 모르겠어? 5일 밤낮을 계속
시도했는데 남은 건 상처뿐이야

은신술을 가르쳐 주신
사부님께 죄송할 뿐

노력만 하면 랑호곡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하셨는데

금보, 금보...
어디 있는거니?

금보, 너 어디 있는거야?
금보 장난치지 마

사부님, 방금 제가 은신술을 해냈어요

사부님, 드디어 익혔어요

너

난생처음으로 사부님 앞에서
은신술에 성공했던 그 날

역시 처음으로 사부님의 눈물을 보았어요

늘 나를 야단치고 꾸짖으시던 사부님께서

내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리셨어요

우리가 은신술을 익히도록
25년을 힘겹게 기다리셨는데

하지만 지금의 나는 폐인이나 마찬가지예요

란이는 늘 나를 감싸줬지요

하지만 기억을 잃어서
아무도움이 못 되잖아요

사부님께 감사했다는 말이나 전해주세요

이런 못난 제자는 차라리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게 나아요

차라리 잘 됐어요
란이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니

내가 죽어도 란이는 슬퍼하지 않을테니까

짐승도 철이 들때가 있는데
너는 짐승만도 못하게 구는구나

오랜만에 들어보는 꾸중이야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너도 달라진게 하나도 없어

란이, 정말 날 혼내는 거예요?
이게 꿈을 꾸는 건 아니겠지?

죽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
나도 지금까지 너를 잘못키웠다

그렇게 끈기가 없으니...
지금까지 널 돌본 시간이 아깝구나

정말 란이의 기억이 돌아왔어

그렇게 울고 괴로워했는데
모른척 했다니 너무해요

나는 계속 모른 척 할 생각이다
그러니 너도 나를 도와야 한다

나도? 같이 속이라고요?
그럴 순 없어요, 안돼요

이정도 희생도 못하겠다면서 어떻게
사부를 볼 면목이 없다고 죽을 생각은 했지?

왜 란이는 기억을 잃은 척 하는거죠?

사부님과 사형이 아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어요?

난 정심도관에서 뭔가를 발견했어
기억을 찾은 척하면 모든 게 끝난다

내 옆에서 날 도와준다면
은신술을 다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마

정말 다시 할 수 있을까요?

나와 랑월도 부상때문에
은신술이 안되던 때가 있었지

너도 마음의 상처가 커서
자신감을 잃었기 때문일거다

넌 반드시 다시 할 수 있을거야

다른사람에게 들키지않게 조심하거라

선사님, 더는 못하겠어요
울음소리를 들으니 더 괴롭습니다

저도 그만하겠어요

정말 너무 다른사람으로 변했어
제 일에 참견하지 마세요

제 곁에 두고 보살펴주고 싶습니다

그러니 잠시 저 불쌍한 아이를 받아주세요

그러지요, 가서 성경을 읽으세요

- 정말 축하드립니다
- 축하드려요

받게

- 대인, 마님 축하드립니다
- 자

- 축하드립니다
- 받게

- 축하드립니다
- 그래, 고맙네

- 축하드립니다
- 축하드려요

계속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군
앞으로 많이 해 주시오

청아, 내 대신 니가 이걸 좀 나눠주렴

차는 준비되었나?

대인, 차 드세요

고맙소

형님, 차 드세요

어서 일어나시게

고맙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릴께요

무슨 그런말을...
우린 자매나 마찬가진데...

의부님말씀대로 마차를 준비해놨습니다

좋아, 내가 특별히 준비했소

이렇게 경사스러운 날
조공공을 찾아가 인사를 드려야지

정말 세심한 배려시네요

저도 인사를 드리려고 조공공께서
좋아하신다는 골동품 도자기를 준비했어요

역시 당신은 대단하오
랑월을 얻은 것은 천군만마를 얻은거요

앞으로 전쟁터에 가실 때에도 함께 가시겠네요?
물론이지

의부님, 시간이 됐습니다
어서 출발하시지요

내가 볼때 랑월은 천군만마와 같다
그러니 너는 올 필요없다

네, 의부님

선물을 마차에 실어라
조심 조심해서 옮기고

의부님, 아무래도 싣고 갈
짐이 많으니, 제 생각에는...

이제 작은 일들은 작은 어머니께 맡기거라

넌 머리 쓰는 걸 싫어하니까 앞으로
사소한 일들은 랑월이 알아서 처리할거다

오라버니자리를 작은어머니께 뺏겼군요

이제 오라버니도
저처럼 무용지물이 되셨네요

나는 좋기만 한 걸

의논할 사람이 생겨서
얼마나 편하고 좋은지 모른단다

하루아침에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버렸군, 이건 말도 안돼

사람이 한 명 더 늘면
마음은 그 만큼 더 가벼워지지

난 별다른 뜻이 없어
그저 보탬이 되고 싶을뿐이야

네...

기봉, 미행하는 사람은 없었겠지?

괜찮은가?

저희 집에서 저 같은 건
아무도 상관을 안 하죠

악왕야께 인사드립니다

듣자하니 니 작은어머니께
불만이 많은 것 같더구나

전장에서 장군이 병사들을 지휘할 힘을
잃었는데 어찌 불만이 없겠습니까?

제 의부께서 그런 여자를 아내로 맞다니
저희 집안도 이제는 끝났습니다

그렇다면 빼앗긴 힘을 내가 다시 찾아주마

모레 정오에 평요왕이 의식을 치룰 예정이다

20년간 전쟁희생자의 영혼을
달래주기 위해 제를 지내지

내가 그 곳에 자객을 데리고 갈 계획이다

하지만 전...

넌 아버지께 최소한의
대우도 받지 못했잖느냐

그나마 그 자리도 류랑월에게 빼앗기고

저는 대인을 위해 일할 날을 고대해 왔습니다

더 이상은 모욕을 못 참겠어요
전 노예나 마찬가지라고요

내가 평요왕의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너와 내 아우는 일등공신이 되는거지

왕야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